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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반 옷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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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량심 댓글 0건 조회 1,170회 작성일 04-11-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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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게 '승복이 제일 잘 어울린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말은 '승복이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했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다. 처음부터
승복이 잘 어울린 것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막 출가한 후 승복을 입었을 때,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처럼 어색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때는 신병이 군복을 입은 것처럼 폼이 나질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승복 아닌 다른 옷은 오히려 어울리지 않은 모습이 되었다.

참 재미있는 것은, 옷에 따라 그 사람의 자세나 행동이 바뀐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체육복을 입으면 운동하듯 기분이 가벼워지고 또 단체복을 입으면
소속된 일체감을 느끼는 것과 같다. 특히 여성들은 바지 입었을 때와 치마를
입었을 때의 행동가짐이 다르다고 들었다. 그만큼 옷은 사람의 모습을 바뀌게
하고 생각까지 달라지게 하는 도구라는 것이다.

한 번씩 운동을 하기 위해 체육복으로 바꾸어 입고 다닐 때가 있다. 아무리
감추어도 '스님'의 이름표가 드러나는가보다. 용케 눈치를 채고 '어느 절'에
있는지 질문을 한다. 같은 옷을 오래 입으면 그 옷을 닮아버리는 것일까.
체육복을 입고 있지만 수행자의 풍모와 향기가 드러나는 모양이다. 군인이
사복을 입어도 군기가 배어나듯이.

이제는 중노릇을 한 세월만큼 그 품행이 몸에 익어버린 까닭도 있을 것이다.
그 어떤 옷으로도 숨기거나 감출 수 없을 것 같다. 같은 새끼줄이지만 생선을
묶었던 줄에서는 비린내가 나고, 향을 묶었던 새끼줄에서는 향기가 나는 것처럼.

부처님은 32상相 80종호種好를 갖춘 거룩한 용모를 가진 분이라고 한다.
겉모습은 물론 음성과 성품까지도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공경심이 일고
환희심이 생기는 그런 상호였을 것이다. 이러한 거룩하고 훌륭한 모습은
저절로 생겨난 육신의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인격과 덕행이 만들어낸
제2의 형상이 바로 상호相好다. 다시 말해 마음의 향기가 얼굴로 나타난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보면 가사와 장삼이 내 모습을 바꾸어놓은 셈이다. 그리고 그 옷이
만들어내는 진리의 법향法香을 날마다 닮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내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만지면 부끄러울 때가 더 많다. 그리고 깨닫는 것은 그 옷이
지니고 있는 무게를 감당해 내지 못하면 가식의 얼굴이 되고 추한 모습이
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옷값을 못한다는 인간이 되고 만다. 어찌보면,
거룩해 보인다는 것은 옷을 화려하게 갖추어 입은 모습이 아니라, 그 옷에
걸맞은 책임과 행동을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현진스님의 잼있는 스님이야기' 中에서-

저도
가끔은..
아니 자주...
제가 법복을 입고 다님이  송구스러울때가 있습니다
이 옷을 입을만큼 행을 하였는가....

옷에 걸맞는 사람이 되려면
아주 많이 더 노력해야 될것 같다는 생각!!
어느땐 그 옷 때문에 행동을 조심할때도 있으니
옷에따라 행동거지가 달라진다는 말이 맞는가봅니다

무엇이든 그 값을 할때
그때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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