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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반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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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현행 댓글 0건 조회 951회 작성일 04-12-1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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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곧게 뻗은 나무들 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하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 박노해의 "굽이 돌아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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