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도 믿음으로 시작한다 ==조심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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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반 댓글 1건 조회 2,736회 작성일 08-12-22 18:14본문
누군가를 믿는 힘은 참 크다. 믿음은 남에게 용기를 주지만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일단 단순하게 남을 믿어버리면 마음의 번뇌가 생기지 않는다. 일요일 남편이 회사에 일이 있어 나가봐야겠다고 할 때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불륜 등을 의심한다면 자기 마음에 번뇌만 생길 뿐이다.
신뢰를 잃은 남편도 문제지만 신뢰하지 못하는 부인도 문제다. 신뢰를 주지 못하는 사람도, 신뢰를 하지 못하는 사람도 결과적으로 남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어 되는 일이 없게 한다.
믿음의 힘은 나를 바꾸고, 주변을 바꾸며 더 나아가 세상과 역사를 바꾼다. 믿음의 힘이 얼마나 큰지는 종교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달마 대선사께서 9년 동안 면벽수행을 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그때 낙양사람 신광(神光:혜가의 본명)이 달마 대선사께 배움을 구하고자 찾아왔지만 달마 대선사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신광이 밤새 눈을 맞으며 수도굴 앞을 지키자 “왜 나를 찾아왔는가?”라고 물었다.
신광이 “법의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라고 답하자, 달마는 “그렇다면 너의 믿음을 바쳐라.”라고 말했다. 그때, 신광은 거침없이 자신의 왼팔을 칼로 잘랐고, 그제야 달마는 신광을 자신의 제자로 삼아 선법을 가르쳤으니 그가 바로 선종의 2대조인 혜가(慧可)이며, 이 얘기는 그 유명한 설중단비(雪中斷臂) 고사다.
구도의 길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혜가의 믿음이 없었다면 어찌 불교의 선맥이 이어질 수 있을까. 믿음 그 자체가 종교다. 누군가를 아무 조건 없이 강하게 믿었을 때 비로소 큰 힘이 발휘된다.
소원도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이루어진다. 소원을 이루는 것은 전생의 업인 아름다운 마음으로부터 기인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현생의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아들이 전쟁터에 나가면 어머니는 장독대에 촛불을 켜놓고 기도했다. 옛 아낙네들도 기복을 빌기 위해 정화수를 떠놓고 달에게 기도를 했다. 구태여 경을 외우지 않아도 소원들을 다 이루었다. 믿을 때는 열심히, 강하게, 의심 없이, 아무 조건 없이 순수하게 믿어야 한다.
이 세상에서 제일 못 믿을 사람이 도둑과 사기꾼이다. 그러나 그들도 나름의 믿음이 있다. 도둑은 같이 도둑질한 동료들과 신의를 목숨처럼 지키고 사기꾼은 자기 자신을 강하게 믿는 힘으로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인다.
도둑도 서양도둑과 동양도둑은 좀 다르다. 먼저 서양의 도둑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밤 늦도록 일한다.
둘째, 하루 밤새 일을 끝내지 못하면 내일 또다시 도전한다.
셋째, 동료의 모든 행동을 자기 자신처럼 느낀다.
넷째, 적은 소득에도 목숨을 건다.
다섯째, 값진 물건에 집착하지 않는다.
여섯째, 시련과 위기를 견디어 낸다.
일곱째,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를 잘 알고 있다.
반면 동양의 도둑은 간단하다.
첫째, 담장 안에 무엇이 있는가를 잘 살핀다.
둘째, 담을 넘는 용기가 필요하다.
셋째, 잘 나누어 주는 신의가 있어야 한다.
도둑의 신조를 얘기한 것은 도둑을 본받으라는 말이 아니다. 도둑에게도 신조가 있듯 우리 삶도 믿음으로 지키는 그 무엇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사기꾼은 아무도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하지 않는다. 사기꾼이 경찰서에 잡혀서 취조를 받을 때 꼭 하는 말이 있다. “지금 당장 나가면 그 돈 다 갚을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줬으면 분명히 대박이 났을 것입니다.” “저는 욕심이 없습니다. 남들 잘 되게 하는 게 제 행복입니다.”
사이비 종교 교주도 그렇다. 그들은 완전히 자기 자신을 믿는다. “나는 독생자요, 오직 나만이 우주를 움직일 수 있다.” 그들이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를 지나치게 믿어버려서 완전 자기 최면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세뇌를 당할 정도로 지나치게 자신을 믿으라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도둑, 사기꾼, 사이비 종교 교주도 믿음과 신의로 장사를 하는 판국에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도 그들 못지않은 믿음과 신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을 굳게 믿고 남과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경제 침체기를 맞아 정부는 하루가 멀다 하고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정책보다 앞서 믿음이 우선일 것이다. 정책은 공무원이 하는 게 아니다. 정부를 믿는 국민이 펼치는 것이다. (hoo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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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성님의 댓글
여래성 작성일정말 그렇습니다.